넥슨 김정주 대표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게임왕이 되었다. 그는 빈손에서 출발해 거부의 반열에 올랐다. 부모의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재벌 2세나 3세와 달리 스스로의 힘으로 걸어서 올라갔다. 그래서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아이콘이자 롤모델이었다.

 

 

경향신문 19971028일자 27(사진)에는 김정주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그는 인터넷 그래픽머드게임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의 영문판을 개발해 미국으로 진출하면서 언론과 만났다. ‘넥슨 사장이라는 직함이 어색할 정도로 앳된 모습의 청년 김정주미국은 국내보다 10배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라며 세계시장 진출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과정을 밟다 1994년 대학원 동기와 의기투합해 넥슨을 창업했다. 창업 아이템은 당시 생소한 온라인 게임이었다. 새 사업은 시작부터 덜컥거렸다. 자금조달도 쉽지 않았다. 국내 기업은 사업 아이템조차 생소한 사업계획서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다행히 IBM이 그에게 손을 내밀어 5000만원과 컴퓨터 등 각종 장비를 지원했다. 온라인 게임이 성공하면 PC 판매가 늘 것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당장의 성과가 없자 IBM은 대기업 홈페이지 제작 일감을 맡기기도 했다.

 

김정주는 동업자인 송재경(엑스엘게임즈 대표)이 즐겨보던 만화 <바람의 나라>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대박을 쳤다. 고구려 초기 대무신왕을 소재로 한 판타지 만화를 게임으로 만들어 전 세계가 열광하게 만든 것이다. 김정주와 송재경은 서울 역삼동 지하철역 주변 한 오피스텔에서 마주 앉아 게임을 완성했다. 당시 PC게임은 스트리트 파이터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바람의 나라PC통신망을 이용해 다수 참가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지의 게임이었다.

 

바람의 나라의 성공을 기반으로 넥슨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제2의 도약에 나섰다.

 

메이플스토리를 만든 위젯, ‘던전 앤 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 ‘서든 어택의 게임하이 등이 넥슨의 수중에 들어왔다. 2012년에는 당시 온라인 게임 업계 1위였던 엔씨소프트의 지분도 인수했다. 그는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몸집을 불리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기업도 승승장구해 매출액 18000억원의 회사가 됐다.

 

그는 성공을 위해 대표인 자신이 할 일은 인맥의 씨를 뿌리고 가꾸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게임업체를 인수하기 위해 대주주의 취미생활을 따라하기도 했다. 대주주가 술을 먹지 않기 때문에 그를 만나면 영화를 보며 같이 놀았고, 그것이 자신의 할 일이라고 믿었다. “서로 믿고 진지해지면 그때 사업 이야기를 합니다. 그때 성과가 납니다. 10년 이상 보면 남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내 사람이 되는 겁니다.”

 

김정주가 10년 이상을 보고 뿌린 인맥 가운데 한 명이 진경준 전 검사장이다. ‘보험용으로 가꾸어 온 인맥이다. 그런데 김정주는 진경준을 관리하다 덫에 걸려 검찰의 칼끝에 놓였다. 그는 사적 관계 속에서 공적인 최소한의 룰을 망각했다고 말했다. 잘못된 만남은 원망만을 남겼다.

 

박종성 경제에디터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m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