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찬 기자

ㆍ‘긴장과 불신의 상징’ 폐기

심리전. 천안함 사태가 불러온 살벌한 단어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사태 관련 대국민 담화가 발표된 직후 국방부는 대북심리전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4일 군은 대북심리전 라디오방송을 시작했다. 또 전단지 살포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확성기 가동도 계획하고 있다. 2004년 6월14일 전단지 살포, 라디오 방송, 확성기 등 군사분계선 내 일체의 선전활동 도구가 철거된 지 6년 만이다.



2004년 6월3일부터 이틀 동안 2차 남북 장성급회담이 열렸다. 이 회담은 서해상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게 주요 목적이었다. 북한은 특히 군사분계선 일대 선전도구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회담 전 실무접촉에서 북측 회담대표 유영철은 “자유로를 오가는 차들이 왜 그리 많으냐. 차량 불빛도 우리에겐 부담”이라며 “남쪽에서 일기예보를 방송하는 데 딱 들어맞는다. 우리 입장을 봐서 이것만 좀 봐달라”고 심리전 방송의 중지를 요구한 터였다. 북측은 또 남측의 확성기를 집중 거론했다. 북측은 확성기를 통한 방송이 한밤중에는 개성 일대까지 들린다고 푸념했다.

확성기는 대표적인 대북심리전 도구다. 당시 군사분계선 지역에 설치된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로 할 경우 야간에 약 24㎞, 주간에는 10여㎞ 거리까지 방송 내용이 들리게 할 수 있었다. 북측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따뜻한 남쪽나라’를 선전하는 확성기 방송이었다.

장성급회담 결과 남북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군대 사이의 불신과 오해를 없애기 위해 군사분계선 지역 선전활동을 중지하고 선전수단을 제거한다”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6·15 남북공동선언 4주년을 하루 앞둔 6월14일 군사분계선 내 선전도구를 일제히 철거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40여년 이어진 군사분계선 155마일 일대 긴장과 불신의 상징은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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