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잎 지면 가을인가. 이맘때면 어김없이 시즌을 마치고 작별하는 선수들이 이어진다. 올핸 유난히 큰 별 하나가 떠났다. 한국 골프의 개척자이자 전설인 박세리다. 지난 10월13일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가 끝난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오션코스에는 특별무대가 차려졌다. 박세리는 18번홀 내내 울며 샷을 하고, 500m의 페어웨이도 울며 걸어왔다. “영화 필름처럼 모든 것이 (머릿속을) 지나갔다”는 마지막 홀이었다. 대형 스크린에는 1998년 US오픈 우승 때 ‘맨발의 연못샷’ 영상이 떴다. 외환위기 시절 한국인의 가슴을 뻥 뚫어준 자칭 “내 인생 최고의 샷”이었다.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상록수’ 노래가 흐르자 500여 팬들은 ‘사랑해 SERI’를 새긴 진홍색 목도리를 ..